낯선 여자의 손을 잡다.


몇분전 경성대에서 막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전 버스 뒷쪽 후미진 곳에 자릴 잡고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를 읽고 있었습니다.

사랑과연애의달인호모에로스내몸을바꾸는에로스혁명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지은이 고미숙 (그린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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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X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고...

버스안에는 그 여자분과 저 그리고 아주머니와 더불어 6명 남짓 있었습니다.

 

그 여자분은 뒷문에 있는 환승찍는 기계  뒤에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내리는 곳은 XXXXXX...

정류장에 다가오자 벨을 누르고 주섬주섬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 여자분도 내릴 준비를 하더군요.

 

버스가 정류장에 멈췄고, 그 여자분이 환승을 하기 위해 기계에다 지갑을 대는데 계속 응답하질 않았습니다.

원래는 "삐~~ 하차입니다" 라는 멘트가 나와야 되는데 말입니다.

 

당황한 여자분은 계속 지갑을 기계에 가져갔고,

버스기사분은 그 여자분을 봤는지 못 봤는지 몰라도 뒷문을 닫아 버리더군요.

 

순간 그 여자분의 나지막한 신음소리가 버스안에 울려퍼지고..

지갑을 떨어뜨리면  지갑안에 있던 동전이 버스바닥에 떨어져 버렸습니다.

 

당황한 여자는 동전을 줏을려고 허둥지둥거리다

들고 있던 책 마저 떨어 뜨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떨어진 동전 500원짜리 한개와 100원짜리 한개 그리고 노트를 줍는걸 확인한 그녀는...

이제서야 안심이 됐는지 기계에 하차를 찍더군요.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동전과 노트를 건네 주면서 그녀의 손을 잡았습니다.

 

동전과 노트를 건네 주면서 "조심하세요~" 라는 멘트를 남기고

전 부끄러워 뒤도 안돌아 보고 단숨에 뛰어서 집까지 갔습니다.

 

태어나 지금까지 여자손은 한번도 못 잡아 봤는데... 오늘 처음 잡아 봤어요.

 

아~~ 부끄러워...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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